베트남 식당 제2 전성기

입력 2017-10-12 19:30  

쌀국수 일색에서 분짜·반미로 메뉴 진화

다양한 메뉴로 고급화한 프랜차이즈 잇따라 나오고
'3900원 쌀국수' 저가 식당도

쌀국수로 돌풍 일으켰던 포호아·포베이는 성장 주춤



[ 김보라 기자 ]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한국인들은 음식 때문에 두 번 놀란다. 가격이 너무 싸서, 기존에 알던 쌀국수의 맛과 너무 달라서.

베트남 여행객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현지에서 맛본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늘고 있다. 2000년대 초 쌀국수 단일 메뉴로 돌풍을 일으킨 포호아 포베이 호아빈 등 1세대들이 주춤한 틈을 타 프리미엄 생면 쌀국수, 베트남 전통 음식인 반미와 분짜, 3900원 쌀국수 전문점 등이 등장했다. 반미는 바게트로 만드는 베트남식 샌드위치, 분짜는 특제 소스에 얇은 쌀국수면과 각종 채소, 고기 등을 찍어 먹는 음식이다. 이들 덕에 베트남 음식점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생면 쌀국수, 분짜, 반미 등 다양화

베트남 식당은 최근 2~3년 새 크게 늘었다. 새로운 프랜차이즈도 생겨났다. 2015년 8월 서울 종각역 근처에 문을 연 ‘에머이’(사진)는 점심시간만 되면 줄서기 전쟁이 벌어지던 곳. 생면 쌀국수와 분짜 두 가지 시그니처 메뉴를 내세운 에머이는 올 들어 가맹점을 전국 80개 정도로 늘렸다. 이태원에서 시작한 분짜 전문점 ‘분짜라붐’도 최근 가맹 사업을 시작하고, 전국 5개의 매장을 냈다. ‘분짜라임’ ‘비에뜨반미’ ‘포앤반’도 새로 가맹사업을 등록한 베트남식 외식 프랜차이즈다. 이들 모두 고급화, 전문화 전략을 택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초저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들고 나온 업체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가격 파괴를 선언한 쌀국수 프랜차이즈만 ‘월남선생’ ‘미스터 포포’ ‘미스사이공’ ‘리틀하노이’ ‘헬로베트남’ 등 수십 개에 달한다. 이 프랜차이즈들이 대학가 상권을 중심으로 ‘쌀국수=3900원’ 공식을 만들어냈다. 매장 직원을 줄이고 키오스크 무인 주문 시스템을 둬 셀프서비스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베트남 미식도 뜬다

기존 베트남 식당은 쌀국수 일색이었다. 베트남 전통 방식이 아니라 미국 서부에서 유행한 쌀국수였다. 2000년대 초 등장할 때부터 한 그릇에 7000원대 가격이었다. 당시 한식 한 끼에 비해 높은 가격대였다. 하지만 ‘해장에 좋고, 개운한 맛’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베트남을 다녀온 사람들이 늘어나자 시장도 변하기 시작했다. 창업자도, 현지 음식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인 여행객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높은 나라는 베트남(159%)이었다. 분짜라붐 관계자는 “베트남 여행을 다녀와 현지 맛에 중독된 사람들이 한국에 돌아와 베트남 식당을 찾아오곤 한다”며 “분짜, 반미, 반세오 등 전형적인 쌀국수 외에 다른 음식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식당 프랜차이즈가 증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조리가 간편하고, 원재료 가격도 높지 않다는 것이다. 육수와 면을 각각 납품받고 나머지 채소 등 재료는 매장에서 손질만 하면 된다. 이규민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 과장은 “올 상반기까지 중식, 일식 등 전통적인 외식업종은 어려움을 겪은 반면 베트남, 태국 등 기타 외국 음식점의 외식경기 지수는 좋았다”면서 “당분간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 음식은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다. 세계 최초의 퓨전 음식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오랜 기간 식민지 시기와 전쟁을 거치면서 각 나라의 문화가 이식됐고, 이들의 전통과 뒤섞여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냈다. 소고기를 잘 안 먹던 베트남 사람에게 프랑스 사람들은 소고기 육수를 알렸고, 그게 쌀국수가 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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